내가 청소하는 사이 아빠와 함께 문화센터 다녀오면서 슬찬이가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함께 다녀왔다. 작년에 한번 가봤을 때 나는 솔직히 사람도 너무 많고 동물이 멀리 떨어져 잘 보이지도 않고 엄청 좋다는 느낌은 못 받았었다. 그냥 함께 한바퀴 돈다는데 의의가 있지, 내가 생각하는 '동물원'이라는 곳으로 가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해보였다. 그리고 우리 안의 동물들이 대체적으로 축 늘어져 있어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어제 갔더니 역시나 동물들을 잘 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다만 지난번보다 사람이 좀 적고 넓직한 장소에 자동차가 없고 하니 슬찬이를 풀어놓을 수 있어서 좋고 수목원 같은 느낌으로 산책하고 왔다.
올라가는 길에는 코끼리열차, 리프트1회, 입장료 패키지를 구매해서 리프트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는데 슬찬이가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게 참 신기했다. 나는 내 몸 다치는게 엄청 싫어서인지 조금이라도 위험해보이는 모든 것에 공포가 있다. 아무래도 자기애가 너무 강한 듯 하다.
내가 남편을 좋아하는 부분이 나랑 가치관이 잘 맞는 편이라는 것이다. 성공보다는 행복을 중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정안에서의 행복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태도에서 조금은 차이가 있지만 둘다 슬찬이를 대할 때 감정적으로 언제나 솔직하려고 노력한다. 어제 동물원에 가서 남편은 슬찬이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슬찬이는 우리가 줄을 서주지 않아도 질서를 무시하고 자기가 먼저 좋은 자리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서있거나 난간에 스스로 올라가서 보려는 모습을 보자니 살짝 민망하면서도 '저 아이 진짜 잘 살아가겠는걸'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줄 서 있던 여자아이의 엄마 눈총을 받으며 슬찬이는 먼저 빨리 사진 찍고서야 동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우리 슬찬이는 다른 친구들이 가진 공룡풍선을 그렇게 탐내더니 풍선 사러 가자고 해놓서는 개구리 머리띠를 샀다. 5살의 보통 남자아이들과 분명히 다르다. 저러니 친구들도 슬찬이를 당황스러워 할 듯 하다. 그러나 개의치 않을 슬찬이기에 크게 걱정은 안 한다.
<오늘의 베스트 샷>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웃겼다. 슬찬이는 동물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었고 문화센터 갔다가 슬찬이가 꼭 사야 한다고 해서 꽈배기와 도넛을 사오더니 잘 챙겨와서 먹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이게 행복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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